마추야마 여행기 1 – Matsuyama ( Dogo Hot Spring)

여행중 아들 딸에게 보낸 매일의 소식들

첫째날

아직 살아있기는 한 거냐고?

그래. 걱정을 많이 했겠구나!

잘 도착했다!

그런데 사실은 어제 하네다 공항에서 한번 그리고 마추야마 공항에서 두번째 메세지를 너희에게 보냈는데 이곳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으며 보니까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았더구나. 그래서 다시 메일을 보냈는데 아마 그것도 안들어갔나보다.
우리는 하네다에 새벽 4시 30분에 도착해서 두시간 반을 기다렸다가 다시 비행기를 타고  마추야마에 아침 8 시에 도착했다. 마추야마 비행장에서 다시 버스로 도고에 도착한 것이 아침 아홉시경이었다.
버스 역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우리가 예약한 호텔의 위치를 물어보는데 한 재바른 택시 기사가 자기 택시를 타면 하루종일 타고 가고싶은 데를 다 가고 120불이라고 했다.  우리는 집을 떠난지 만 하루가 넘으니까 무척 피곤해서 빨리 샤워하고 쉬고 싶었지만 호텔은 오후 세시가 넘어야 체크 인이 가능했다. 그래서 그러기로 하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서 짐을 맡기고 시내 관광에 들어갔다.
여기는 역사깊은 고도지만 시골 벽촌을 겨우 면한 작은 마을이다.
그래서 더욱 속깊이 일본적?인 일본사람들의 진면목을 잘 볼 수 있었다.
먼저 우리가 묵을 호텔 도고야는 크래딧 카드를 안 받고 로컬 현금만 수령한다고 했다.  호텔이 이 정도니 다른 곳에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한 우리는  당장 현금이 필요하니까  은행으로 가자고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여기에서는 ‘이요’은행이 제일 크다고 하며 한곳에 내려줘서  우리들 네명이 함께 들어갔더니 직원들의 눈이 커지면서 놀라는 눈치다. 자기네는 환전을 안하니 본점으로 가라고 해서 다시 나와서 본점으로 갔다.
일본 사람들은 거의가 영어를 조금도 못한다. 아마 한국과 일본만 영어 배우기가 제일 어려운 것 같다. 다행히 온장로님은 일본어를 잘 하셔서 참 좋다.
본점에 가서도 돈을 바꾸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
무려 한시간이 넘게 걸려서 한 사람당 오백불씩만 바꿀 수 있었다. 한번에 한사람당 오백불씩만 가능하고 또 그것도 두번만 가능하다고 한다.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열흘이나 있으면서  호텔 숙박비까지 현금으로 내야 한다면 모자라기 십상이고 맘 놓고 즐거운 여행을 하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 되었다. 그러나 다른 도리가 없으니 나중에 무슨 수가 생기겠지 하면서 그냥 오백불씩만 바꾸기로 했다.
사람들이 무척 친절하고 예의 바른데도 대화 상통이 잘 안되고 돈 바꾸는 절차가 얼마나 복잡하고 까다로운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모든 절차는 단계마다 일일히 꼼꼼하게 기록하고 여러 단계의 상관에게 싸인을 받고나서 다음 절차로 넘어가고 그때마다 다시 싸인을 받으러 안으로 들어가서 우리를 기다리게 했다. 우리가 가져간 돈을 위조가 아닌지도 물론 꼼꼼하게 한장 한장 확인을 했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돈을 받아보니 두사람씩이니 천불을 바꾸어주면 좋을 것을 오백불씩을 환율에 따라 바꾸니 동전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간단히 생각하고 동전을 다시 지전으로 바꾸어달라고 천원을 만들어서 주었다. 그랬더니 무진장 기다리게 했다. 알고 보니  다시 네사람의 서류를 새로 만들어서 얼마짜리 지전 몇장, 얼마짜리 동전 몇개를 계산하여 일일히 적으면서 복잡하기 이를데 없이 만들어가지고 다시 결재를 받느라고 배고프고 지친 우리를 한참 더 기다리게 만들었다. 정해진 절차를 조금도 흐트리지 않고 자기 임무에 충실한 면은 좋지만 한편 너무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환율도 무척 야박했지만 우리는 지치고 배도 고픈데 다른 선택이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우리는 하네다 공항에서 돈을 바꾸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택시 기사가 데려다 준 곳에서 일본식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옷감 짜는 수제 직조 공장을 둘러보고 마추야마 성 (송산성 – 높은 산성으로 시내 한복판에 숲이 우거진  가파른 산  꼭대기에 오래된 화려한 건축물)을 다녀왔다

이곳은 오늘 가지 말아야 할걸!

케이블 카를 타고도 계단을 많이 오르고 내려야 했다.
물론 우리는 파김치가 되서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 먹을 생각도 없을 정도로 지쳤지!
숙소에 들어와서 목욕을 하고 걸어서 십분쯤 되는 곳에 가서 냄비 우동을 먹고 들어와서 와이파이를 연결 하고 보니 너희들이 잘 시간이더구나.  지금 한숨 자고나서 유카타를 입고 다다미방에 앉아서 이 메일을 쓰고 있다
동행한 장로님은 오기 바로 전에 감기가 걸려서 병원엘 두번이나  갔었고 자칫 여행을 포기하려고까지 생각했었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 때문에 더 포기를 못 했겠지.
어제 무리를 했으니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온천하고 먹고 쉬려고 한다.

내일 보자!

셋째날

우리는 처음 동행한 장로님의 스케줄을 따라서 정한 도고야 료칸에서 사흘밤을 자고, 나중에 그 장로님이 화장실을 공동 사용 해야하는 것 때문에 변경한 이치야 호텔에서 나머지 6일은 함께 지내게 된다.

 도고야의 정문

관리를 최소한으로 줄인
일본식의 옆마당 모습

가옥의
뒷골목

이치야 호텔은 크고 현대식인데 도고야는 작고 낡은 오래된 일본의 전통식 건물이다. 처음에 이치야의 시설을 보고나서 도고야를 보니 낡고 후진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이 방에 딸려있지 않은 것도 참 불편했지만 무엇보다 온천이 아주 작고 볼품이 없었다.
그런데 하룻밤을 자고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다다미 넉장과 여덟장의 방을 터놔서 시원하게 넓고 나무를 많이 사용한 집 구조와 간결하고 소박한 실내장식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
가볍게 여닫히는 미다지 문틀들도 기분이 좋다. 사면의 두 벽은 미다지 장지문으로 되어있어 꽉 막힌 벽 보다는 숨통이 트이는 편안함이 있으면서도 문 밖에는 복도가 있고  바깥 벽의 전면을 유리창으로 만들어서 햇빛과 시야를 가리지 않고 소음은 거르게 되어있고 보온도 되게 되어있다.

눈여겨 보면 문틀과 창살, 문고리나 잠금장치가 모두 작고 간결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하고 정밀하게 되어있어서  따로 어떤 장식품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스스로 곳곳의 자리에서 훌륭한 장식품이 되고 있다.

문틀위의 방의 구분선인데
간결한 일본식 문양을 넣어
단조로움을 피했다.

대나무 가지의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장식
둘러보다가 눈이 이런 곳에
머물면 즐거워진다.

우리가 자는 방은 이층인데  숙달되지않은 우리는 걸을때에 조금만 방심하면 쿵쿵 소리가 나면서 집 전체가 흔들리고 삐거덕 소리가 나서 지진이 난 것 같이 된다. 그래서 옆방의 사람들에게 미안하게 되니 절로 움츠리며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특히 유카타를 입어보니 가슴이 헤벌어지지 않도록 단정히 입으면 보폭이 좁아져서 흉내를 내지 않아도, 게다를 신지 않았는데도 절로 일본 여인들의 특이한 잦은 걸음걸이가 되는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하룻밤을 자고도 정든 이유중의 또 하나는 무료로 제공되는 아침밥이다. 흰 쌀밥에 된장국에다가 반찬은 매실장아찌와 다시마채 , 그리고 손가락 두개 넓이의 김 몇 장이 다이고, 마실 것은 오차와 커피가 전부다. 그리고 모두 셀프 서비스이고 설거지도 자기가 해야 된다.

처음 이치야의 화려한 아침밥과 도고야의 아침밥을 사진으로 봤을 때에 도고야의 아침밥은 너무 초라해 보였고 더우기 밥을 많이 먹지 않으면 먹을 것이 없어 보여서 실망했고 전혀 기대를 안 했었다
그런데 기름기 자르르 도는 흰 쌀밥은 반찬 없어도 자꾸 목구멍으로 넘어갈 정도로 맛있고 두부와 어묵, 다시마,  버섯과 양파가 넉넉히 들어있는 된장국은  푹 빠지고싶게 시원하고 좋았다. 게다가 다시마채 볶음이 흰 쌀밥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약간의 가미 양념된 파래김도 파삭하게 맛있고 평소에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매실 장아찌도 곰삭아서 맛있었다.
소박한 소찬이었지만 얼마나 정성이 많이 느껴졌는지! 그것도 공짜로 끼워 넣어주는 음식이!
내가 늘 음식을 하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먹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음식 만드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더욱 새롭게 깨달았다.
살 찔 염려를 거두고 배가 부르도록 밥과 된장국을 두번씩  더 가져다 먹었다.

딱 두가지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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